![]() |
돈키호테 |
|
| 저자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 |
| 출판 | 열린책들 | |
| 발행 | 2014.11.15 | |
| 별점 | ★★★☆ | |
현대인이 읽어도 어색하지 않은 기사도 오타쿠의 모험기
누군가는 '돈키호테'라고 하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미치광이'를 떠올리고, 또 누군가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로 상징되는 '바보 같을지라도 꿈을 좇는 낭만적인 기사'를 떠올릴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기에 실제 돈키호테 소설의 어마어마한 분량을 보고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도대체 이 안에 무슨 거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인가?
어떻게 보면 돈키호테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17세기의 소설이라기보단, 현대 문학에 가깝다. 기사도 소설에 심취한 노인이 기사도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믿고 기사 행세를 한다? 판타지 소설에 심취해 세상 구분 못 하는 현대의 수많은 오타쿠를 떠올리게 한다. 단지 대상만 기사도 소설이냐,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냐만 다를 뿐이다. 심지어 2권에서는 독자의 피드백에 대해 작중 인물이 이건 사실 이러했다고 변을 늘어놓는 부분까지 있다. 말투만 당대의 시대상이 녹아있을 뿐이지, 그 구조나 문학적 시도를 보면 이게 정말 몇백 년 전의 소설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다. 또한 일종의 액자식 구성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녹아있다 보니, <돈키호테>를 읽는 것만으로도 단순히 '미치광이 기사'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랑, 질투, 우정, 모험 등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혹시 이런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돈키호테> 이후에 쓰인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쓴 것이나, 그 일부를 쓴 것이다." 나는 이 말이 <돈키호테> 이야기가 가지는 상징성을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워낙 풍성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보니 여기에 안 겹치는 이야기가 존재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돈키호테와 함께 여행하는 산초라는 인물도 생각보다 아주 재미있다. 단순히 그 미친 기사 행세에 동조하는 어리석은 자라기 보단 나름의 생각이 있는 인물이다. 어떻게든 돈키호테와 붙어먹어 어딘가의 통치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으며, 돈키호테가 늘 맞는 말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역으로 그를 놀려먹기도 한다. 돈키호테와 산초의 조합은 이 말도 안 되는 여행을 이끄는 큰 동력이 되며, 웬만한 장애물을 만나 무너지더라도, 때로는 존재하지 않는 기이한 힘 탓으로 돌리거나, 변명을 주워섬기며 다시 그들을 일어서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해학도 볼만하다.
'책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도서 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0) | 2025.12.28 |
|---|---|
| [도서 리뷰] 파이 이야기 (0) | 2025.12.24 |
| [도서 리뷰] 당신 인생의 이야기 (1) | 2025.02.13 |
| [도서 리뷰] 이처럼 사소한 것들 (4) | 2024.12.13 |
| [도서 리뷰] 가재 걸음 (4) | 2024.07.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