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테드 창
- 출판
- 엘리
- 출판일
- 2020.01.28
★★★★
한 단계 위에 있는 SF
7년 전 읽었던 책인데, 우연찮은 기회로 다시 읽게 되었다. 그 7년간 여러 SF 소설을 접하고 다시 이 책을 읽어보니 테드 창이 당연하게 구사하는 기술이 그렇게 만만치만은 않은 능력임을 깨달았다. 사람마다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내가 SF를 바라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과학적 상상력이 참신할지언정 그 설명이 너무 구구절절하지 않을 것. 설명이 구구절절할수록 실현 불가능한 기술의 논문을 읽는 느낌이 든달까. 두 번째, 특정한 아이디어 하나에 의존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메시지를 함축한 이야기가 좋다. 한 줄의 아이디어나 메시지로 그칠 내용이라면 굳이 이걸 소설로 읽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든다. 반대로 이야기란 요약하기 어려운 복잡한 무언가를 전달하는 훌륭한 수단이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수록 매력적이다. 테드 창은 대부분 작품에서 이 두 가지를 충족해 내는 작가다. 과연 SF 계에서 손꼽히는 거장답달까. SF에 관심이 있다면 가장 먼저 읽어봐야 할 작가가 아닐까 싶다.
모두 훌륭한 작품이지만 과학적 상상력에 집중하여 이를 기반으로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쪽이 좋다면 <이해>, <영으로 나누면>, <일흔두 글자>, <인류 과학의 진화>가 추천하고, 과학적 상상력을 소재 정도로 활용하고 그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한 쪽이 좋다면 <바빌론의 탑>, <지옥은 신의 부재>,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을 추천한다.
<네 인생의 이야기>
언어와 사고 체계의 연관성, 동시성이 있는 새로운 언어, 물리학에서의 해석 역학 등을 절묘하게 엮어낸 수작이다. 원작 소설을 읽을 때는 그 참신함에 한 번 놀라고, 이를 기반으로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든 <Arrival>을 감상할 때는 원작을 잘 따라가면서 메시지와 주인공의 감정선을 더 풍부하게 영상화해 낸 완성도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SF 장르가 익숙하지 않다면 영화 쪽만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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