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18

[도서 리뷰] 별의 계승자

별의 계승자일본의 권위 있는 SF문학상 성운상을 세 번 수상하며 큰 인기를 얻은 세계적인 SF작가 제임스 P. 호건의 대표작 『별의 계승자』. 과학이 주는 경이감을 다시 맛볼 수 있는 과학소설의 재생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가까운 미래. 달에서 우주복을 입은 인간의 유해가 발견된다. 연대측정 결과 놀랍게도 그가 사망한 것은 5만 년 전. 온 지구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찰리'라고 명명된 그 월인(月人)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대규모 조사단이 꾸려진다. 모든 분야 전문가들이 총동원되어 수수께끼의 해결에 몰두한다. 갈수록 퍼즐 조각은 점점 더 늘어난다. '찰리'의 동료들로 보이는 유해가 몇 구 더 발굴되고, 우주선의 잔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조사팀의 핵심 인물들은 치열한 논쟁..

책/리뷰 2023.11.23

[도서 리뷰] 허삼관 매혈기

허삼관 매혈기 - 저자 위화 출판 푸른숲 출판일 1999.02.03 ★★★ 우스꽝스럽지만 밉지만은 않은 그의 원칙 누구나 사람이라면 겉과 속이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인 '허삼관'의 특이한 점이라면 겉이고 속이고 간에 꾸밈없이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첫째 일락이에게 너는 내 친자식이 아니라서 국수를 사줄 수 없다고 선을 긋다가도, 결국은 일락이에게 국수를 사주는 부정을 드러낸다든가, 불만이 생기면 면전에다 대고 그대로 표출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이 묘한 인물에 애정이 가지 않을 수 있지만, 결국은 그 가족적인 모습에 마음이 동요된다. 이 책의 매력은 이야기가 꽤 침울하게 흘러갈 것 같다가도 금세 극복해 내고, 곳곳에 해학적 요소가 숨겨져 있다는 것에 있다. '이젠..

책/리뷰 2023.10.13

[도서 리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칠레의 국민 시인 네루다를 통해 문학의 진실과 감동, 시의 본질을 일깨워 주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대표작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파블로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작품으로, 한 편의 시가 삶과 자연과 세계와 만나 마침내 새로운 삶과 사랑을 이끌어내는 문학의 진실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이기도 한 이 소설은 위대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소박한 칠레 민중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이 책에는 잔잔하면서도 진한 감동 외에도 재치 넘치는 묘사와 대화, 해학적인 성 묘사, 순수함이 빚어낸 각종 일화 등 독자를 매료시키는 요소들이 풍부하다. 사회 부조리를 진지하고 침울하게 성찰하고 고발하는 데 주력한 당시 칠레 문학과는 달리, 인간의 삶은 희로애락이 교차하..

책/리뷰 2023.10.07

[도서 리뷰] 새의 선물

★★★☆더는 성숙할 것도 발전할 것도 없다면   다양한 자극적인 주제나 소재를 앞세우고도 흥미를 끌지 못하는 허울만 좋은 이야기가 있는 반면에, 크게 특색은 없지만 싱긋 웃음을 지으며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은 후자에 속하는 소설이다. 60, 70년대에 흔히 있을법한 시대상을 잘 그려내면서, 누구든 살면서 겪었을 경험 혹은 생각의 편린을 아주 잘 짚어낸다. 예를 들어 비밀은 절대 보이기 싫어하는 것만큼이나 누군가와 공유되기를 간청하는 속성이 있다거나, 슬픔에는 단맛이 있어서 굳이 극복하고 싶지도 않다는 말은 우리가 한 번쯤 느꼈을 감정을 맛있게 잘 표현한다. 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평론가도 만족하고, 대중도 만족할 만한 몇 안 되는 소설이랄까.   굳이 어떠한 과장도 없이 흔히 있었을 ..

책/리뷰 2023.09.27

[도서 리뷰] 시녀 이야기

시녀 이야기(리커버 일반판)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 발표한 장편소설 『시녀 이야기』. 2017년 미국 Hulu 채널을 통해 《핸드메이즈 테일》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이며 또다시 주목받은 작품으로 여성을 오직 자궁이라는 생식 기관을 가진 도구로만 본다는 설정으로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마거릿 애트우드를 일약 화제 작가로 급부상시켰다. 출간한 지 30년이 되어가는 오늘날에 와서는 성과 가부장적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해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중반, 전지구적인 전쟁과 환경오염, 각종 성 질환으로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국은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진다. 이때를 틈타 가부장제와 성경을 근본으로 한 전체주의 국가 ‘길리아드’가 일어..

책/리뷰 2023.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