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그 자체가 SF의 주인공이 되는
배경이나 소재로서 공상과학적 요소를 도구로 사용하며, 순수문학만큼의 무게감을 가져가 SF 소설이 있는가 하면, 과학적 이론이나 논의 자체가 소설의 중심이 되는 SF 소설도 있다. <별의 계승자>는 완벽히 후자에 속하는 소설이다. 우연히 달 표면에서 시체 한 구를 발견하고, 그가 인류 역사에서 까마득히 먼 옛날에 사망한 '인간'임을 알아내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마치 추리소설 같다. 수수께끼와 단서를 요리조리 흘려서 '이걸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을까?' 의문까지 자아내는데 그 해답이 꽤 흥미로워서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분명 과학 자체가 중심이 되다 보니 중심인물들이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매력도 떨어지며 글의 호흡이 단조로운 느낌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현실적이고 창의적이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 책이 1977년에 쓰였다는 것이다. 몇 가지 그 당시로서는 알기 어려웠을 부분만 제외하면 꽤 정확하게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던 느낌이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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