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도서 리뷰] 시녀 이야기

엘:) 2023. 8. 7. 18:48
 
시녀 이야기(리커버 일반판)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 발표한 장편소설 『시녀 이야기』. 2017년 미국 Hulu 채널을 통해 《핸드메이즈 테일》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이며 또다시 주목받은 작품으로 여성을 오직 자궁이라는 생식 기관을 가진 도구로만 본다는 설정으로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마거릿 애트우드를 일약 화제 작가로 급부상시켰다. 출간한 지 30년이 되어가는 오늘날에 와서는 성과 가부장적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해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 중반, 전지구적인 전쟁과 환경오염, 각종 성 질환으로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국은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진다. 이때를 틈타 가부장제와 성경을 근본으로 한 전체주의 국가 ‘길리아드’가 일어나 국민들을 폭력적으로 억압하기 시작한다. 특히 여성들을 여러 계급으로 분류하여 교묘하게 통제하고 착취하는데, 이에 평화롭게 살던 여인 오프브레드는 어느 날 갑자기 이름과 가족을 뺏긴 채 사령관의 시녀가 되어 삼엄한 감시 속에 그의 아이를 수태하도록 강요받는데…….
저자
마거릿 애트우드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8.04.26

★☆


  이 책에 당신이 흥미를 느낀다면, 책을 읽기 전 당신을 자극했으리라 예상되는 몇 가지 키워드를 짚고 넘어가길 바란다. 일단 <1984>나 <멋진 신세계>와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적절하지 않다. 이 두 소설이 그리는 세계에 비해 <시녀 이야기>가 그리는 세계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지 않다. 혹은 페미니즘 소설을 원하는가? 그래도 역시 적절하지 않다. 책 표지나 소개에는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떡하니 써놓고 있지만, 아무런 편견 없이 읽었을 때 그 소재가 맹렬히 다가오는 책은 아니다. 예를 들어 소설이 그리는 배경이 '여성만이 억압받는 사회'라면 또 모를까. 그보다는 여성이고 남성이고 신분 혹은 계급에 따라 철저히 도구화되어 수탈당하는 사회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어쨌든 재미있는가? 이다. 이 책의 숨은 가치나 출판 당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흥미로움'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디스토피아적 사회에 순응하는, 순응할 수밖에 없는 여자가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그 전개가 꽤 단조로운 편이다. 다음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해 페이지를 빨리 넘기게 되는 소설이라기보단, 이 정도 했으면 다음 페이지에는 좀 더 드라마틱한 전개가 나올 거라는 생각에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책이랄까. 디스토피아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나 주인공 내면의 흐름 면에서는 분명 잘 쓰인 작품이지만, 좀 더 독자를 매료시키는 구성이나 분량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 리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1) 2023.10.07
[도서 리뷰] 새의 선물  (0) 2023.09.27
[도서 리뷰]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0) 2023.07.17
[도서 리뷰] 인간 실격  (0) 2023.07.13
[도서 리뷰] 싯다르타  (2) 202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