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도서 리뷰] 인간 실격

엘:) 2023. 7. 13. 09:20
 
인간 실격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하던 여린 심성의 한 젊은이가 인간들의 위선과 잔인함에 의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1948년 서른아홉의 나이로 요절하여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남긴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다. 어떻게든 사회에 융화되고자 애쓰고, 순수한 것, 더럽혀지지 않은 것에 꿈을 의탁하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모든 것에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가는 패배의 기록을 통해 현대 사회를 예리한 고발하고 있다. 함께 실린 '직소'에서는 유다의 인간적인 측면을 저자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새로이 조명하고 있다.

 

저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12.04.10

★★★★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하 생활자의 수기>나 <이방인>, 그리고 <인간 실격>처럼 인간 군상에서 한 발짝 벗어난, 혹은 추방당한 이들의 이야기 말이다. 그들은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라고 말하며 고개를 저을만큼 처량한 인간이지만, 그 틈새에서 우리의 내면들이 속속 스며 나오는 느낌이랄까. 이를테면 주인공 요조의 삶은 그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에서부터 뒤틀리기 시작한다. 인간을 왜 저렇게 행동할까? 왜 솔직하게 의중을 말해주지 않을까? 유달리 독특한 것이라기보단, 우리도 가끔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런 그에게 과연 나약하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그저 서투르게 인간애를 갈구했던 사람에게? 

  10년 전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문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고독과 우울함이 참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다른 책을 충분히 접하고 나서 다시 읽었기 때문일까? 이야기의 독창성이 그때 느꼈던 것만큼 돋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최근 별세한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다시 읽어도 그 매력이 더 진하게 느껴졌던 것을 생각하면,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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