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지루한 행복을 원할까?
지루하기에 짝이 없는 행복과 지루할 틈 없이 생동감 넘치는 불행 중 어떤 것을 택해야 할까?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엄마와 이모, 그리고 눈에 선연히 보이는 본인의 앞길에 놓인 두 선택지 중 주인공은 무엇을 택하는지가 이 소설의 주요 골자이다. 극적이진 않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흥미로운 전개가 매력적이다. 20년은 지난 소설임에도 여태껏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읽히는 이유가 이해가 간달까. (어떤 면에서는 <새의 선물>을 떠올리게도 하는 면도 있었다)
다만 급박하게 서사가 결말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과연 이모가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 걸까? 물론 책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자연스럽다기보단 최종적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이야기를 위해 짜인 인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최종적인 그녀의 선택이 지금껏 쌓아온 여러 경험에 근거했다기보단 어떤 선택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당히 골라진 느낌을 주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시선을 계속 따라왔었지만, 공감이 쉽지 않달까. (그게 아니라면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떳떳하지 못한 주인공의 핑계처럼도 읽힌다. 마치 자신의 선택을 다른 환경과 사건의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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