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디세이아 |
|
| 저자 | 호메로스 | |
| 출판 | 현대지성 | |
| 발행 | 2025.04.18 | |
| 별점 | ★★★ | |
삼천년 전 그 시대 감성
내게 아시아의 신화만큼이나 익숙한 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이기 때문에, 내용의 측면에서 보자면 <오디세이아>는 그렇게 새로울 게 없었다. 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 접한 것은 한 번은 걸러져서 이해하기 쉽게 정제된 이야기이기에, 실제 그 당시의 어투가 최대한 반영된 <오디세이아>는 전혀 다르게 느껴져 흥미로웠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키클롭스의 섬 도착은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여정의 첫 시발점이 되는 이야기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대략적인 내용은 '오디세우스가 표류하다가 식인 외눈박이 괴물이 사는 섬에 도착해서 잡아먹힐 위기에 처했는데, 기지와 꾀를 발휘해서 섬을 탈출한다.' 였다. 하지만 직접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조금 느낌이 다르다.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돌아가던 오디세우스 일행은 키클롭스의 섬에 도착해 마음껏 약탈한다. 근데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오디세우스는 이 섬의 주인을 만나봐야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심지어 멀리서 그들이 일반 사람과는 다른 괴물 집단임을 확인했음에도, '나그네를 대접하고 신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지!' 라는 무적의 논리로 키클롭스의 동굴 깊숙히 들어간다. 거기서 또 주인도 없는데 치즈 등 식량을 약탈하고 즐긴다. 부하들이 적당히 훔쳐서 이제는 돌아가자고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이를 듣지 않고 집에 들어온 키클롭스, 폴리페무스와 대면한다. 그리고 선물과 대접을 기대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당연히 폴리페무스는 이를 무시하고 오디세우스 일행을 잡아먹는다. 이후 기지를 발휘하여 여차저차 탈출에 성공하는데, 여기서 오디세우스는 탈출에 만족하지 못하고 배에 탄채로 폴리페무스를 도발한다. 눈을 잃은 폴리페무스가 분노하여 던진 바위에 거의 배가 침몰할뻔 한다. 그런데도 정신 못차린 오디세우스는 부하의 만류에도 도발을 또 한다. 이에 폴리페무스는 분한 마음에 아버지인 포세이돈에게 오디세우스를 벌해달라고 기도하게 되고, 이때부터 바다의 신의 진노를 사 길고 긴 오디세우스의 표류가 시작된다. 생각보다 '현명하고 꾀 많은, 억울한 표류를 하게 된 영웅'이라기 보단 '과시욕 있는, 결국 자기 행동 때문에 벌을 받게 된 영웅'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하지만 이건 삼천년 전 이야기를 바라보는 현대인의 시각일뿐, 아마도 그 시대에서는 그게 오히려 당연한, 신을 섬기는 영웅의 덕목이었을 것이다. 지금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 시대 감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책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도서 리뷰] 긴긴밤 (0) | 2026.03.27 |
|---|---|
| [도서 리뷰]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0) | 2026.01.15 |
| [도서 리뷰] 프로젝트 헤일메리 (0) | 2025.12.28 |
| [도서 리뷰] 파이 이야기 (0) | 2025.12.24 |
| [도서 리뷰] 돈키호테 (11) | 2025.08.01 |
